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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① IT 알못 활동가의 좌충우돌 적응기 | 손가득 (울산시민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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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hedule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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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과 비영리IT지원센터는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의 활동가와 운영자, 대표자 여러분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고, 같은 활동가의 디지털 전환 사례와 전문가의 노하우를 참고하실 수 있도록 칼럼 <우리 IT가 좋아졌어요 - 알고보면 더 재미나는 IT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1. 비영리를 위한 IT 하소연
  2. 비영리를 위한 디지털 전환
  3. 비영리를 위한 정보 보안
  4. 비영리를 위한 홈페이지 운영
  5. 비영리를 위한 디지털 마케팅
  6. 비영리를 위한 온라인 모금
  7. 비영리를 위한 영상 콘텐츠 입문

 

1. 비영리를 위한 IT 하소연

① IT 알못 활동가의 좌충우돌 적응기

글 : 손가득 (울산시민연대 활동가)

 

‘우리 IT가 좋아졌어요’라는 대기획의 포문을 여는 역할을 맡아, 어떻게 글을 시작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제목이 좀 억울한데, 나는 ‘IT 알못’까진 아니고 그렇다고 ‘IT (개)잘알’도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상근활동가보다는 조금 더 잘 안다는 이유로 IT와 관련한 여러 업무를 수행해왔다. 

 

사실 나는 ‘IT 알못 활동가’라기보다는 시민단체에서 일을 시작함과 동시에 시민단체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는 ‘시민단체 알못’에 가까웠다. ‘시민단체’라는 말 자체는 지나가며 가끔 봐왔지만 그 어떤 시민단체의 회원인 적도 없던 내가 시민단체에서 상근활동가로 활동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좌충우돌 적응해야 했던 이유는 나조차도 ‘시민단체’라는 조직의 생리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조직이 코로나19 팬데믹(이하 팬데믹)에 대응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고, 회원들의 연령대는 꾸준히 높아만 가고 있었으며,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정부 지원을 1도 받지 않는 이 단체의 재정이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 IT를 우리 단체 활동에 녹여 내라는 상부(?)의 미션이 시민단체 알못인 나를 조직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든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팬데믹 상황에서 내가 가장 먼저 다뤄야 했던 것은 바로 온라인 회의였다. 세상 모든 이가 아무도 팬데믹을 경험해본 적 없는 상황에서 우리 단체 내 위원회와 지역모임, 각종 소모임들은 막연하게 상황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회의를 한없이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고 점점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목격하며 이대론 쉽게 이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 서둘러 온라인 회의라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온라인 회의 도입을 처음 시도할 때, 온·오프라인 병행 회의 중 강의실 오디오에서 흔히 일어나는 하울링은 애초부터 아예 문제거리조차 되지 않았다. 회의를 해야 하는 회원들 중 아예 기기에 Zoom 어플리케이션 설치도 하지 않은 회원이 과반인 것부터가 험난한 IT 도입의 서막이었던 것이다. 

 

어찌어찌 설치해 회의 접속에 성공하더라도 음소거 해제를 몰라 입만 벙긋거리는 회원, 다른 사람은 목소리가 들리는데 본인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계속 말씀하는 회원,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 터치하면 뜨는 컨트롤 버튼을 못 찾아 음소거 해제가 안 된다며 급히 전화를 주는 회원 등…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가 아닌 회원들은 Zoom을 활용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스마트폰 사용법부터 막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온라인 회의에 대한 회원들의 강한 거부감이었다. 온라인 회의는 정식 회의가 아니라 그저 임시방편일 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도의 모임으로만 생각하는 회원이 적지 않았다. 처음 Zoom을 도입했을 때 회원들은 굳이 뭔가를 새로 배우면서까지 오프라인만큼 제대로 회의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평소보다 회의가 엄청 빨리 끝나는 엄청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으나, 온라인으론 제대로 회의를 할 수 없다며 오프라인 회의가 재개될 때까지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회원도 있을 정도로 온라인 회의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가장 시급한 것이 온라인 회의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이라고 판단했고,  회원들이 Zoom만이라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Zoom 빠른 시작 가이드’라는 문서를 직접 만들어 배포했다.

일부

이제와 다시 돌이켜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온라인 회의 도입이 꼭 필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회원 모임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 단체의 IT 도입도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 

 

사실 IT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비영리단체 활동가라면 굳이 IT를 도입하지 않아도 십수년간 활동을 잘만 진행해왔고 오히려 변화가 불편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기 쉬우며, 정부 지원을 단 한푼도 받지 않는 단체가 IT 도입을 위해 막대한 지출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그렇다고 선뜻 대답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IT 도입을 시작하고 준비하는 활동가에게는 비영리단체에 IT를 녹여내 적응하는 품보다 IT가 우리 단체에 꼭 필요하다고 설파하는 게 더 피곤하고 지난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음글 : 1-② 비영리 활동에 필요한 IT 역량 | 손가득(울산시민연대 활동가)

관련글 : [공익단체 IT인프라 지원사업] 참여단체 인터뷰 ⑧ 울산시민연대 | 손가득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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